수중 음향 기반 생태 모니터링은 환경 교란, 생물 이동 패턴, 개체군 변화 추정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지역 환경의 음향적 이질성(heterogeneity)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반화된 전파 손실 모델(Transmission Loss, TL)에 의존한다. 이는 다양한 해역에서 실제 신호 감쇠량과 모델 예측값 간의 편차를 야기하며, 생물음 탐지율(detection probability)과 탐지 거리(estimation range)에 직접적인 오류를 발생시킨다. 본 글은 수중 전파 손실의 지역별 편차 원인을 해석하고, 생태 모니터링 시스템의 정확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둔다.
1. 수중 소리 전파 손실의 기본 구조
전파 손실은 크게 기하적 확산 손실(geometric spreading loss)과 흡수 손실(absorption loss)로 구성된다.
- 기하 확산: 해역 특성에 따라 구면(spherical)·원통(cylindrical) 확산이 달라짐
- 흡수 손실: 수온, 염도, pH, 압력, 미세입자 농도에 의존
- 반사·산란 손실: 해저 지형, 바닥재 성분, 수중 구조물 존재 여부에 영향
기본적인 TL 모델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단순화를 포함한다.
TL(dB) = k · log(r) + αr
k: 확산 지수(20~10 dB/decade)
α: 흡수 계수
문제는 k와 α 자체가 지역별로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2. 지역별 편차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 분석
2.1 수온층 구조(Thermocline)
수온약층의 두께, 위치, 안정성은 음파의 굴절 경로를 결정한다.
- 강한 수온약층: 음파가 상층으로 반사되어 탐지 가능 거리 증가
- 약한 수온약층: 음파가 심층으로 분산되어 탐지 거리 단축
열대 해역과 온대 해역의 TL 오차는 이 요인만으로도 최대 12–20 dB까지 벌어질 수 있다.
2.2 해저 지형 및 바닥재 성분
- 모래 기반 해저: 반사율 높음 → 전파 거리 증가
- 진흙 기반 해저: 산란·흡수 증가 → 전파 거리 감소
- 암반 지형: 다중 경로(multipath) 형성 → 신호 왜곡 증가
이는 동일한 생물음이라도 탐지 범위가 지역별로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원인이다.
2.3 부유물질(SS), 미세플라스틱, 플랑크톤 밀도
입자층은 고주파 성분에 강한 감쇠를 유발한다.
부유물질 농도 증가 → 고주파 TL 증가 → 범고래, 돌고래 등 고주파 음향종 탐지 불리
최근 해역별 SS 농도 차이는 고주파 TL의 최대 2~5 dB/km 차를 만드는 것으로 보고된다.
2.4 연안 구조물 및 인공 요소
- 양식장 부표, 그물
- 방파제, 기초 구조물
- 해상풍력 기둥
이들은 산란 및 반사 패턴을 변화시켜 지역적 TL 비선형성을 발생시킨다.
3. 기존 전파 손실 모델의 한계
대표적인 모델(순확산 모델, Ray Theory, Parabolic Equation, BELLHOP 등)은 보편적인 해양 조건에서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 세 가지이다.
- 모델의 매개변수(α, k)가 지역 고유의 환경 조건을 반영하지 않음
- 시간적 변화(조석, 계절, 폭풍 등)를 동적으로 반영하지 못함
- 생태 모니터링용 탐지율 계산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음
즉, 모델이 ‘음향 환경’을 설명하더라도,
그 결과가 생물음 탐지 정확도와 일치하지 않는 구조적 단절이 존재한다.
4. 지역별 편차를 줄이기 위한 정확도 향상 전략
4.1 해역 맞춤형 하이브리드 TL 모델 구축
지역별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 Ray-based propagation
- Machine Learning 회귀 모델
- Parabolic Equation 기반 시뮬레이션
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파 손실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ML 회귀 모델은 실제 관측 음향 자료와 TL 시뮬레이션의 편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데 유효하다.
4.2 음향 모니터링 장비의 다심도(deep multi-layer) 배치
기존에는 센서를 단일 수심에 배치했으나,
수온약층 구조가 복잡한 해역에서는 다중 수심 배치가 필수적이다.
- 난류·혼합이 잦은 연안: 상층 5–20 m 중심
- 열대 심층 음도 채널(SOFAR layer) 존재 해역: 500–1,000 m 중심
- 극지 해역: 빙하 분리음 반사층 고려
이 전략은 전파 경로의 수직적 비대칭성을 보정하는 효과가 있다.
4.3 장기간 실측 기반 지역 보정 계수(Local Correction Coefficient, LCC) 도입
특정 해역의 TL 오차 패턴을 1년 이상 축적하여,
모델링 결과에 다음과 같은 보정 계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TL' = TL_model + LCC(region, season, depth)
이는 예측 오차를 30~50%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4.4 생물종별 주파수 특성을 고려한 TL 가중 보정
생물음은 종마다 주파수 대역과 신호 구조가 다르다.
- 고래: 15–4,000 Hz
- 범고래·돌고래: 10–150 kHz
- 갑각류: 100–3,000 Hz
- 어류 드럼음: 50–300 Hz
따라서 TL 모델이 동일 주파수에서의 감쇠만 반영하면 실제 생물음 탐지 편향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별 주파수-가중 전파 손실 모델이 필요하다.
4.5 AI 기반 실시간 TL 보정 시스템
최근에는 실시간 센싱 데이터를 활용하여
- 수온
- 음속
- 탁도
- 파고
등을 입력받아 TL을 즉시 재예측하는 AI 모델이 제안되고 있다.
이 방식은
- 조석 변화
- 태풍 전후 환경 변화
- 계절별 음속 분포 변화
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정확도 향상 효과가 있다.
5. 생태 모니터링 정확도 향상에 미치는 실제 효과
정확한 TL 모델은 다음과 같은 모니터링 품질 향상을 가져온다.
5.1 탐지율(detection probability) 증가
전파 손실의 정확도가 향상되면,
센서 배치 설계와 탐지 기대 거리가 개선되며,
특정 종의 탐지율은 최대 15–40% 증가한다.
5.2 개체수·이동 패턴 추정의 정확도 향상
음향 도달 거리의 정확화는
- 개체군 크기 추정
- 서식지 경계 추정
- 지역 간 이동 경로 분석
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킨다.
5.3 인위적 소음 영향 분석의 신뢰도 개선
정확한 TL 모델을 적용하면
- 선박 소음이 실제 어느 거리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 고래가 회피 반응을 보이는 임계 거리
- 공사 소음이 산호 지역에 도달하는 실제 강도
등의 예측이 보다 현실적으로 변한다.
결론
수중 소리 전파 손실은 지역 환경에 따라 구조적으로 크게 달라지며,
단순화된 TL 모델은 생태 모니터링의 정량적 신뢰도를 저해하는 핵심 원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음향 기반 생태 모니터링은 단순한 물리 모델을 넘어,
지역 환경 데이터·장기 실측·AI 보정·종별 특성 반영을 통합한 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정확한 전파 손실 모델링은
단순히 음향 수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변화 탐지의 정확도와 대응 전략 자체를 바꾸는 핵심 기술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