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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해 해역의 소음공해가 해양 먹이사슬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

formsea 2025. 11. 7. 01:50

인공소음이 에너지 흐름과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는 메커니즘

1. 서론

도시 인근의 연안 해역은 경제·물류 활동의 중심지로,
선박 통항, 항만 공사, 해상 건설, 해저 케이블 포설 등 다양한 인간 활동이 집중된다.
이러한 활동은 수중에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저주파 인공소음(anthropogenic low-frequency noise) 을 발생시키며,
도시 해양 생태계는 ‘만성적 청각 스트레스 구역(chronically stressed soundscape)’ 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존 연구는 소음이 개별 종(예: 돌고래, 어류)의 행동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주로 다뤘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먹이사슬(food web)에너지 흐름(energy flow) 전반을 왜곡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즉, 도시 해양의 소음은 단순한 오염원이 아니라, 생태계 구조적 기능을 교란하는 에너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2. 도시 해양소음의 특성

도시 해역의 인공소음은 다른 해양 환경과 구별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구분 주요 소음원 주파수 대역 지속성 영향 범위

상업 선박 프로펠러 공동현상, 엔진 진동 10–1000 Hz 지속적 수 km 이상
항만 건설 해저 굴착, 파일드라이빙 100–2000 Hz 간헐적 고강도 수백 m–수 km
해상 교통 여객선, 어선 50–700 Hz 주기적 연안 전역
도시 배수·하수관 지속 유입 진동음 < 300 Hz 상시 국소적

특히 저주파 대역(100–500 Hz)은 대부분의 어류, 갑각류, 해양 포유류의 청각 감수 범위와 겹쳐,
음향 마스킹(acoustic masking) 및 만성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3. 소음이 먹이사슬에 미치는 간접 경로

소음의 생태학적 영향은 단순히 한 종의 반응을 넘어서, 먹이사슬 전반의 상호작용을 교란한다.

3.1 1단계 ― 감각 교란(Sensory Interference)

소음은 포식자와 피식자 모두의 청각·진동 감지 능력을 저하시킨다.
예를 들어, 어류는 포식자의 접근음을 탐지하지 못해 포식률이 상승하거나,
반대로 포식자 또한 먹잇감을 탐지하지 못해 섭식 효율이 저하된다.

3.2 2단계 ― 행동 변화(Behavioral Modification)

  • 피식자: 불필요한 회피 행동 증가 → 에너지 소비 상승
  • 포식자: 사냥 성공률 감소 → 먹이 섭취량 감소
    결국 개체의 에너지 대사 효율(energetic efficiency) 이 떨어지며, 개체군의 생존·번식률이 저하된다.

3.3 3단계 ― 생리적 스트레스 축적(Physiological Stress Accumulation)

지속적 소음은 HPI/HPA 축을 자극해 코르티솔(cortisol)아드레날린(adrenaline)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 억제, 면역 저하, 생식 실패를 초래하며,
먹이사슬 하위 단계의 개체군 밀도를 감소시킨다.

3.4 4단계 ― 군집 구조 붕괴(Community Shift)

포식자·피식자 관계가 불균형해지면,

  • 작은 잡식성 어류가 증가하고
  • 대형 포식성 어류가 감소하며
  • 식물플랑크톤 과증식(algal bloom) 같은 2차적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먹이망 구조는 단순화(simplification) 되고, 생태계 안정성은 약화된다.

4. 연구 사례

4.1 홍콩 빅토리아항(Victoria Harbour) 연구

홍콩대학교 연구진은 항만 인근 해역과 외해 구역의 사운드스케이프를 1년간 비교했다.
항만 해역의 평균 소음은 외해보다 약 12 dB 높았으며,
어류 개체군 다양성은 35% 감소, 저서성 무척추동물의 개체밀도는 42% 감소하였다.
특히 먹이사슬 상위단계(포식성 어류)의 비율이 뚜렷하게 낮았다.

4.2 샌프란시스코만(San Francisco Bay)

지속적인 선박 소음 구역에서 청어·멸치류의 산란율이 50% 이상 감소,
이에 따라 돌고래의 출현 빈도 역시 현저히 낮아졌다.
이는 먹이사슬 하위단계(어류)의 번식 저하가 상위 포식자의 서식지 회피로 연결된 사례다.

4.3 부산 북항(Busan North Port)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에서는 항만 개방 시기와 통행량에 따른
저주파 소음 강도와 어류 서식 밀도의 변화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선박 통행이 집중된 시간대(09–18시)에는 어류의 활동량이 40% 이상 감소했고,
야간 시간대에는 일부 회복되는 일주기적 회피 행동(circadian avoidance) 이 관찰되었다.


5. 생태학적 파급효과

  1. 먹이망 단순화(Food-web simplification):
    상위 포식자의 감소로 trophic 단계가 축소되고,
    하위 종들의 군집 과밀과 자원 경쟁이 심화된다.
  2. 에너지 흐름 왜곡(Energy flow distortion):
    소음 스트레스로 인한 대사율 증가 → 에너지 축적률 감소 → 번식률 저하.
  3. 생태계 기능 저하(Function loss):
    생물 다양성 감소로 인한 탄소순환·영양염 순환 기능의 저하.
  4. 도시 연안의 회복력 감소(Resilience weakening):
    장기적 스트레스 누적은 도시 연안 생태계의 복원 능력을 약화시킨다.

6. 결론

도시 근해의 해양소음은 단순한 청각 오염이 아니라,
먹이사슬의 에너지 흐름과 생태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교란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영향은 직접적인 사망보다 더 은밀하게,
생리적 스트레스와 행동 변화라는 경로를 통해 서서히 누적된다.

따라서 도시 연안 관리의 핵심은
소음 발생원의 규제(선박 운항, 항만 공사 제한),
음향 완충구역 설정,
장기 사운드스케이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에 있다.

“도시의 바다를 조용히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소음 저감이 아니라,
도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되살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