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사운드스케이프 데이터의 인공지능 기반 생태 모니터링
1. 서론
최근 해양 생태학은 ‘시각 중심의 관찰’에서 ‘청각 중심의 분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양이 본질적으로 시야가 제한된 환경이기 때문이다.
광학적 탐사는 탁도나 수심에 제한을 받지만, 소리는 수십 km 이상 전파되며 생물의 존재와 행동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따라서 해양 생태계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 있어 음향 데이터는 가장 신뢰도 높은 관측 수단으로 평가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특히 딥러닝 기반의 음향 신호 분석(acoustic signal analysis) 기법이 발달하면서,
수중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해양생물 서식지의 변화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예측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 기술 개요 ― 해양 AI 음향분석의 구조
AI 음향분석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 데이터 수집 (Acoustic Data Acquisition)
- 하이드로폰(Hydrophone)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해역의 소리를 24시간 자동 수집한다.
- 주파수, 강도, 시간 패턴이 포함된 원시 신호(raw waveform)를 저장한다.
- 특징 추출 (Feature Extraction)
- 신호를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하여 주파수 스펙트로그램으로 변환한다.
- AI는 이 스펙트로그램에서 패턴, 리듬, 에너지 분포를 학습한다.
- 분류 및 이상 탐지 (Classification & Anomaly Detection)
- 생물음(biophony)과 인공소음(anthrophony)을 구분하고,
특정 주파수 대역의 변화로부터 서식지 내 종 다양성 감소나 이동 패턴 변화를 탐지한다.
- 생물음(biophony)과 인공소음(anthrophony)을 구분하고,
3. 연구 원리 ― AI 모델의 적용 방식
AI 음향분석에는 주로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과 RNN(Recurrent Neural Network) 구조가 사용된다.
- CNN 모델은 음향 데이터를 이미지(스펙트로그램)로 인식하여
어류의 울음, 돌고래 클릭음, 새우 클릭음 등을 자동 분류한다. - RNN 및 LSTM(Long Short-Term Memory) 모델은 시간적 연속성을 학습하여
계절적 변화나 생물군집의 이동 주기를 감지한다.
이러한 모델들은 자기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기법을 통해
대규모 비라벨 음향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며,
특정 종의 발성 패턴이 줄어들거나 새로운 주파수가 등장할 경우,
AI는 이를 **‘서식지 변화 신호’**로 자동 표시한다.
4. 사례 연구
4.1 하와이 연안 고래 서식지 분석
하와이 해양연구센터(HIMB)는 2019년부터 AI 기반 음향 모니터링을 통해
혹등고래의 발성 패턴 변화를 추적했다.
AI 모델은 1만 시간 이상의 수중 녹음을 분석해,
수온 상승과 해양소음 증가 시기에 고래의 발성 주파수가 평균 15% 상승하고
출현 밀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기후 스트레스와 인공소음이 복합적으로 서식지 이동을 유도한다는 증거로 해석됐다.
4.2 일본 오키나와 산호초의 사운드 분석
오키나와 해역의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AI를 활용해 복원 지역과 손상 지역의 사운드스케이프를 비교했다.
AI는 복원 지역에서 새우 클릭음의 증가와 어류 저주파 울음의 회복을 탐지했으며,
이 결과는 생물다양성 회복이 청각적으로도 확인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4.3 북해(North Sea) 인공소음 예측 모델
유럽연합의 “AI4OCEAN” 프로젝트는
선박 통항 데이터와 음향 로그를 통합 분석하여
향후 10년간 인공소음 분포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래 이동로와 어류 산란장 보호구역의 재설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5. 생태학적 응용
AI 음향분석은 단순히 생물 존재를 탐지하는 수준을 넘어
해양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 생물다양성 지표 산출: 주파수 다양도(Frequency Diversity Index), 발성 밀도(Sound Density) 등을 통해 생물 활동성을 정량화
- 서식지 질 평가: 생물음 대비 인공소음의 비율을 계산해 생태 스트레스 수준 평가
- 이상 예측 시스템: 특정 종의 발성이 급감하거나 새 주파수 패턴이 나타날 경우, AI가 ‘서식지 이상 경보’를 자동 발생
이러한 시스템은 인간이 직접 잠수하거나 샘플링하지 않고도
해양 생태계의 변화를 비침습적·실시간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한다.
6. 결론
AI 음향분석은 해양생물 서식지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눈으로 보거나 그물로 채집해야만 했던 생태계 정보를,
이제는 귀로 듣고 알고리즘으로 해석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사운드스케이프 데이터는 생물 다양성의 언어이자,
AI는 그 언어를 해석하는 통역자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해양 보전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소리와 데이터의 융합,
즉 “들리는 생태계”의 복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