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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적 지표를 활용한 해양생태계 건강성 평가 모델 개발 분석

formsea 2025. 11. 10. 02:58

1. 서론

해양생태계의 건강성(ecosystem health)은 전통적으로 수질, 어류 개체수, 산호 복원률 등 시각적·화학적 지표를 통해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들은 단편적이고, 공간적·시간적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 해양학과 음향공학의 융합 연구에서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를 생태계의 ‘청각적 지문(acoustic fingerprint)’으로 인식하고,
이를 정량화한 음향지표(Acoustic Indicators) 를 통해 생태계의 복원도와 건강성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본 글은 이러한 음향지표의 개념과 분류, 그리고 실제 데이터 기반의 건강성 평가 모델 개발 과정을 다루며,
향후 해양 모니터링의 표준화 방향을 제시한다.


2. 연구 배경 및 필요성

2.1 기존 해양 모니터링의 한계

  • 다이버·수중드론 기반 조사: 공간적 범위 제한, 계절별 접근 어려움
  • 화학적 분석: 일시적 오염은 감지 가능하나, 생물활동의 장기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
  • 물리적 센서 기반 데이터: 생물학적 의미(예: 행동, 의사소통, 번식) 반영 불충분

이와 달리, 소리는 해양 생물의 실시간 활동을 직접 반영하는 신호이므로
지속적·비침습적이며 고해상도의 생태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2.2 음향지표 활용의 필요성

  •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듣는 방식”으로 진단 가능
  • 인공소음 증가, 기후변화 등 복합적 교란 요인을 하나의 통합 지표로 포착
  • 자동화·AI 기반의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용이

3. 음향지표의 정의 및 분류

음향지표는 수중에서 수집된 사운드스케이프를 통계적·주파수적 분석을 통해 정량화한 생태계 상태 지표로,
크게 물리적 지표생태학적 지표로 구분된다.

구분 지표명 설명

물리적 지표 (Physical Indicators) SPL (Sound Pressure Level) 전체 음압 강도의 평균값
  PSD (Power Spectral Density) 주파수별 음향 에너지 분포
  SNR (Signal-to-Noise Ratio) 생물음 대비 배경소음 비율
생태학적 지표 (Ecological Indicators) ADI (Acoustic Diversity Index) 주파수 다양도 기반 생물 다양성 지표
  ACI (Acoustic Complexity Index) 시간-주파수 변화율로 생물활동 강도 측정
  B/A Ratio (Bio/Anthrophony Ratio) 생물음과 인공소음 비율을 통한 생태교란 정도 평가

이러한 지표들을 결합하면, 특정 해역의 생물다양성·활동 수준·인공소음 영향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4. 모델 개발 방법론

4.1 데이터 수집

  • 장비: 48 kHz 샘플링 하이드로폰 설치 (수심 10–30 m, 10분 간격 자동 녹음)
  • 관측 기간: 2021~2023년
  • 관측 지역: 제주 연안, 남해 MPA 구역, 항만 인근

4.2 데이터 처리

  1. 전처리: 저주파(50–500 Hz) 및 고주파(1–20 kHz) 대역 분리
  2. 노이즈 제거: 파도·선박 등 인공음 자동 필터링 (Spectral Subtraction)
  3. 지표 계산: ADI, ACI, SPL, B/A Ratio 등 병렬 계산
  4. 정규화: 각 지표를 0~1 스케일로 변환 후 PCA(주성분 분석) 적용

4.3 모델 구성

  • 입력 변수: ADI, ACI, SPL, B/A Ratio, PSD 분포
  • 출력 변수: 생태계 건강도 지수(Ecosystem Health Index, EHI)
  • 모델 구조: Random Forest 기반 다중회귀 + 딥러닝 보정 (Hybrid Model)
  • 검증 방법: 현장 생물조사 데이터(어류 종수, 산호 피복률)와 상관분석

5. 적용 사례 및 결과

5.1 제주 해역

  • ADI와 ACI가 높은 구역에서 어류 종수 평균 1.8배 높게 관찰됨.
  • 인공소음이 증가한 항만 인근에서는 B/A Ratio가 0.3 이하로 떨어지고,
    생태계 건강지수(EHI)는 평균 0.42로 낮게 평가됨.

5.2 남해 MPA

  • 2년간 지속 관측 결과, 산란기(6–8월)에는 ACI가 급격히 상승하며
    생물활동이 증가함을 확인.
  • 보호구역 외부와 비교 시 평균 SPL은 비슷하지만,
    생물음 비율이 2배 높아 “조용하면서도 생명력 있는 해역” 으로 평가됨.

5.3 모델 검증

ADI·ACI·B/A Ratio의 결합 모델은
생물다양성 실측값(종수)과의 상관계수 r = 0.87 (p < 0.001) 로 매우 높게 나타나,
음향지표가 생태계 건강성의 유의미한 예측변수임을 입증하였다.


6. 생태학적 의의 및 향후 전망

6.1 생태학적 의미

  • 음향지표는 생물 활동의 시간적 연속성과 생태계 반응성을 동시에 반영한다.
  • 물리적 측정 없이 생물다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비침습적 평가도구 로서의 가치가 높다.

6.2 정책적 확장 가능성

  • MPA 관리, 항만 개발, 해양풍력단지 환경영향평가 등에 적용 가능.
  • 국제적 표준화(IMO, ISO 18405)와 연계해 “음향 기반 해양환경평가체계(Acoustic EIA)”로 발전 가능.

6.3 기술 발전 전망

  • AI 기반 자동지표 분석, 위성-음향 융합 데이터, 5G 해상 전송망 과 결합해
    실시간 글로벌 사운드스케이프 맵 구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7. 결론

음향지표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듣는 방식으로 수치화한 첫 시도”다.
이 모델은 생물다양성·생태활동·소음공해를 통합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해양 관리의 객관적 근거와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결국 바다의 건강은 눈으로 보기보다,
귀로 듣고 수치로 분석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사운드스케이프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소리가 아닌,
해양의 생명 신호(Bioacoustic Signal of Life) 로 읽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