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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인공지능(AI) 청음 시스템을 활용한 생물다양성 자동 모니터링

formsea 2025. 11. 9. 01:56

1. 서론

해양은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지만, 그중 청각적으로 탐지된 영역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해양 생물들은 대부분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탐색·번식을 수행하기 때문에,
‘소리’는 곧 해양 생태계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양의 방대한 공간적 규모와 접근 제한성 때문에,
전통적인 잠수 탐사나 시각 기반 조사만으로는
생물다양성의 시간적·공간적 변동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AI 기반 수중 청음(AI Underwater Listening)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인간이 직접 관찰하지 않아도
수중 음향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생물의 존재, 종 다양성, 활동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2. 기술적 배경

2.1 수중 사운드스케이프의 특성

해양의 소리는 생물음(biophony), 자연음(geophony), 인공음(anthrophony)의 세 요소로 구성된다.
AI 청음 시스템은 이 중 생물음을 자동 분류하고,
그 변동을 통해 생태계의 건강상태를 추정한다.

2.2 기존 모니터링의 한계

  • 잠수사 및 어군 탐지기 기반 조사 → 단기적·국소적 데이터만 확보 가능
  • 장기 모니터링 장비(예: 수중 하이드로폰)는膨대한 데이터로 인해
    분석에 많은 인력·시간이 필요

AI 기술은 이 두 한계를 모두 극복하여
24시간·무인·대규모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했다.


3. 시스템 구조 및 원리

3.1 기본 구성

AI 수중 청음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모듈로 이루어진다.

  1. 음향 수집(Acoustic Sensing)
    • 고감도 하이드로폰(Hydrophone Array)이 해양 내 음향 신호를 다중 채널로 수집
    • 1 Hz~200 kHz의 광대역 데이터 획득 (저주파: 고래, 중주파: 어류, 고주파: 새우류)
  2. 신호 전처리(Signal Preprocessing)
    • 노이즈 필터링, 주파수 스펙트럼 변환(FFT), 로그 파워 정규화
    • 인공소음(선박·파도음) 제거 후 생물음만 분리
  3. AI 분석(Deep Acoustic Classification)
    •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또는 CNN-RNN 하이브리드 구조로
      음향 스펙트로그램을 이미지처럼 인식하여 종별 분류 수행
    • 주요 지표: 음향 다양도 지수(Acoustic Diversity Index),
      생물 출현 확률(Bio-Occurrence Probability), 활동 주기(Time Series Pattern)

3.2 실시간 분석 구조

  • 로컬 엣지컴퓨팅 장치(Edge Node)에서 1차 분석 후,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여 장기 패턴 비교 수행
  • 딥러닝 모델이 자동으로 “생물 서명(acoustic signature)”을 업데이트
    → 시간에 따라 새로운 종이나 음향 변화를 학습

4. 실제 적용 사례

4.1 하와이 해양보호구역 AI 음향모니터링 (NOAA, 2022)

하와이 ‘Papahānaumokuākea Marine National Monument’ 해역에 설치된
AI 청음 부이는 50만 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고래류 8종, 어류 26종, 새우류 4종의 존재를 자동 식별.
기존 수동 분석보다 94%의 시간 절감, 92%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4.2 제주 연안 수중음 자동분류 실험 (KIOST, 2023)

국내에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제주 해역의 사운드스케이프 데이터를 AI 모델로 분석해
계절별 생물음 다양성을 정량화하였다.
특히 여름철 산란기에 500~800 Hz 대역의 생물음 강도가
평균 2.3배 증가한 것을 자동 검출함으로써
생태계 계절주기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었다.

4.3 유럽 연안 ‘LIDO (Listening to Deep Ocean)’ 프로젝트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주도의 LIDO 시스템은
심해 하이드로폰 네트워크를 통해 AI로 생물음, 지진, 선박소음을 동시에 분석.
현재 북대서양, 지중해, 북태평양 등 12개 해역에 구축되어
글로벌 해양 청각 모니터링 인프라로 발전 중이다.


5. 생태학적 및 정책적 의의

5.1 비침습적 생물다양성 평가

AI 청음 시스템은 생물을 포획하거나 서식지를 교란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연속적 생태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보호종(예: 향고래, 듀공 등)의 서식지 관리에 특히 효과적이다.

5.2 사운드스케이프 기반 생태지표 구축

AI가 분석한 음향 다양도(ADI), 생물음 비율(Bio/Anthrophony Ratio) 등은
MPA 관리나 환경영향평가(EIA)에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생태학적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5.3 정책 및 산업 활용

  • 해양보호구역(MPA) 관리 효율성 향상
  • 해양공사 및 풍력단지 환경영향평가 자동화
  • 국제 해양소음 규제(IMO, EU MSFD) 대응을 위한 과학적 근거 확보

6. 결론

AI 기반 수중 청음 시스템은 “귀로 듣는 해양 생태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이 기술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 바다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대화를 포착한다.

앞으로는

  1. 딥러닝 모델의 종 간 구분 능력 향상,
  2. 실시간 네트워크 기반 글로벌 해양 청음망 구축,
  3. AI–정책 연계형 데이터 표준화 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AI는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의 감각 기관(Sense Organ) 으로서
지속 가능한 해양 거버넌스를 뒷받침할 과학적 동반자가 되고 있다.